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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 Haru/TV 영화 드라마 리뷰

1987 박종철 옥중 부모에게 쓴 편지




그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이 그랬듯

박종철군의 아버지도 

자식이 대모하는 걸 싫어하셨습니다. 

엄혹한 시대였으니 행여 무슨일이라도 생길까봐

 자식걱정에 말리셨던 것이죠..



박종철군은 그런 아버지와 많이 다퉜던 것 같아요.

박종철군이 감옥에서 

부모님한테 쓴 편지가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더운 날씨에 비는 오지 않고 

높은 하늘은 틀린 일기예보를 

조롱이나 하는 듯이 연일 쨍쨍 내리쬐는 군요

꽤 더운 편이지만 그럭저럭 견딜 만합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비취파라솔 밑에서

선글라스 끼고 한가하게 

피서를 즐기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먹고 잘 놀아서 피둥피둥 찐 살을 빼느라고

사우나탕 헬스클럽 다니면서 

땀 흘리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삼복더위에 라면으로 끼니 때우는며

먼지와 기름냄새로 가득 찬 

무더운 작업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노동자들에 비하면 저는 신선놀음입니다.

가족들의 그런 태도는 

여기 갇혀 있는 저에게는

진정으로 위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딴 가족들은 면회 오면

어떻게든 꿋꿋하게  지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고

바깥소식드를 전해주고들 하는데

허구한 날 판사님 앞에 고개 숙여라

판사가 무슨 내 할아버지라도 됩니까

저들이 비록 나의 신체는 구속을 시켰지만

나의 사상과 신념은 결코 구속시키지 못합니다.

저를 포함한 수많은 노동자 학생들이 

구속되어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입니까

누가 우리를 구속시켰습니까

저들을 미워합시다

그리고 저들이 저들 편 한대로만 만들어 놓은

이 땅의 부당한 사회구조를 미워합시다.

악한 것을 악하다고 말할 용기가 없다면

마음속으로 진실하게 믿는 용기가 있지않겠습니까

그리고 제가 구속되어있는 사실을 왜 쉬쉬합니까

한명에게라도 더 이러한 부당한 현실을 알리십시오

내가 왜 구속되었는가를 저들의 폭력성을

우리들의 정당서을 사회적으로 고발하십시오

그럴 용기가 없으면 마음속으로나마

바깥에서 오늘도 열심히 싸우고 있는 

우리친구들과 저처럼 싸우다 갇혀있는

친구 선배들에게 힘찬 박수라도 쳐주십시오.

엄마 아버지의 막내는 

결코 나약한 인간이 아닙니다

이만 줄입니다


칠월팔일 막내


1987 같은 영화가 나와야 

우리는 현대사를 자세히 알 수 있는 듯해요.

 영화의 힘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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