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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 Haru/TV 영화 드라마 리뷰

1987 이한열과 강동원 오버랩이 감동의 베스트컷이었다. (후기,스포O)



1987 명대사, 명장면을 꼽으라면 수도 없이 많습니다. 30년 전 우리가 직접 겪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만큼 와 닿는 명장면, 명대사가 많습니다.


 

1987에는 좋은 미장센도 정말 많습니다. 영화 속 스토리 뿐만 아니라 관객을 영화속으로 끌고 들어오는 장면의 몰입감도 좋습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속에 김태리는 한쪽 신발이 벗겨진 채로 진흙탕의 자갈 길 위에 울며 서 있습니다. 여기까지 끌고 오는데 전혀 튀는 장면이 없었습니다. 길 잃은 연희(김태리)는 선배(강동원)에게 전화하고 비에 쫄딱 맞은 채로 처마밑에서 쪼그려 잠이 듭니다. 그리고 나타나는 선배(강동원), 건내는 신발. 


 현실을 아프게 보여주면서도 연희 세대에 대한 장준환 감독다음 세대에 대한 연민,사랑이 뜨겁게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중 제가 꼽는 절정의 장면을 꼽자면 연희(김태리)가 신문에서 강동원의 사진을 보고 거리로 나가는 장면입니다.



연희(김태리)는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줄 아느냐"며,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과 폭탄이 뒤얽힌 시위소리를 외면합니다. 그리고 저기서 일어나는 시위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나와 상관없는 일, 외면하면 외면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신문을 정리하는 어느날 첫 눈에 반했던 선배(강동원)의 얼굴를 일간지 신문 1면에서 보게 됩니다. 그리고 곧바로 시위대로 향합니다.



  카메라 앵글에 잡힌 신문 1면의 사진은 선배가 최루탄을 맞아 쓰러져가는 동료(이한열열사)를 안고 부축하는 장면입니다. 연희는 눈물 범벅이 되어 스스로 쳐 놓은 유리벽을 깨고 비명과 폭탄소리가 들리는 시위현장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동시에 화면은 그 사진이 찍히게 된 전날의 상황이 교차편집됩니다. 선배(강동원)는 당시 이한열 열사를 부축하던 학생이 아니라 이한열열사 였던 것이죠. 


이 장면을 베스트 컷으로 뽑는 이유는 관객의 설득하는 최고의 장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문에서 선배를 본 연희에게 시위는 더이상 저 곳에서 일어나는 '그들'만의 일 아니게 됩니다.

선배에게 일어난 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일어난 '너'의 죽음으로 이제 '나'의 일이 되었습니다. 눈물범벅이 된 채 울부짖으며 곧장 시위대로 향하는 연희. 누군가는 독재타도, 호헌철폐라는 이념이 아닌 부당한 죽음에 대한 억울함, 울부짖음입니다. 


 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비를 쫄딱 맞은 채 낯선 길 위에 덩그러니 놓인 연희처럼, 우리가 처한 현실과 역사는 그더 나은 내일을 외치 시위가 제 3자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일이라는 것이 눈물범벅이 된 채 울부짖으며 곧장 시위대로 향하는 연희의 모습에서 1987 세대와 그 다음 세대가 역사의 흐름 한 가운데 놓여 있음을 직시하게 합니다.   




  이후 고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이 치뤄졌습니다. '애국학생 고 이한열 열사 민주국민장'에는 학생·시민·정치인과 재야단체 회원 등 총 7만여 명이 참석 하였고, 시신은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 묻혔습니다. 


 고 이한열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청년과 그 옆에서 태극기를 들고 있는 청년이 있습니다.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청년은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지금 민주당의 우상호 의원입니다. 현 지역구는 서울 서대문이죠. 태극기를 들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작은 청년은 배우 우현입니다. 당시 총학생회 사회부장이었지요. 


 학교에서 현대사 부분을 많이 배우지 않은 기억이 납니다. 역사의 현장을 재현해 내는 영화를 볼 때마다 영화, 예술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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